2016. 8. 23. 19:25ㆍ맛난음식 즐거운생활/제주지방
제주도 한 달 살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날이다.
1호기가 저 인증서가 탐이 나서 올라보자고 했고
결국 올라서 인증서 받았다. ㅎㅎ. 하산 당일은 관리소
문 닫는 시간보다 늦어서 다음날 찾아서 받고서 기뻐하는 1호기.
지금은 한라산 백록담을 볼 수 있는 코스는 성판악이 유일하다.
관음사는 낙석으로 인해서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그리고 성판악에서 관음사로 하산도 지금은 불가.
어승생 관리사무소에서 획득한 손수건을 가지고 출발~
19.2 km 미터. 백록담을 보고 싶다고 하긴 했지만
거기까지 갈까 처음에는 걱정부터.
잘하면 진달래 대피소 정도 갔다가 내려 오지 않을까 싶었다.
처음 샘터까지는 길이 아주 좋다.
편한 길~
폴짝폴짝 뛰어서도 오를 수 있다.
헉~~ 다람쥐.
다람쥐는 그래도 다른 산에 가도 청설모랑 자주 만나는데
노루는 다른 산에서는 찾기 힘든 귀한동물.
하산하면서 노루는 3마리 만났다.
이제 해발 1000미터
손목에 수건을 목에 감고 재미있는 표정을 연출하며
즐거운 시간의 연속
첫 휴식장소 화장실.
용변 해결이 가능한 곳이다.
식수는 얻을 수 없으니 미리 충분히 준비해야 된다.
초콜렛바 두 개랑 극약처방으로 마이쮸 3개도 준비해 갔다.
4킬로 정도는 가볍게 오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한라산에 오를 거라고 생각 안해서 육지서
준비해온 것들이 없어 급조된 가방.
1100 미터.
여기도 풍경을 비슷하다.
오르면서 등산 스틱에 대해서 캐묻길래
다음에 하나 사준고 했다.
선택을 해야 될 갈림길.
사라오름 전망대로 오르면 백록담을 못 보고 내려가야 될 터이고
백록담까지는 아직도 멀고 멀다.
그래도 1호기는 백록담을 보겠다고 했다.
땀으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대충 티셔츠 걸치고 와서 땀 범벅.
계속 산에 가겠다고하면 적당한 등산복을 마련해 줘야겠다.
출발지점 돌길에 비해서는 좀 험해졌다.
힘들어 할 때마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라면을 사주겠다고 달랬다.
"라면~" 하면서 힘내서 계속 전진.
드디어 진달래 대피소에서 맛보는 라면.
물도 판매하는데 냉장고에 들어간 물이 아니다.
데크에 틈이 많이 벌어져 있어서
소지품이 빨질 수 있으니 조심하자.
당일 대학생으로 보이던데 휴대폰이 빠져서
관리자분께서 빠루로 바닥을 뜯어내고 구출해 주셨다.
1700 지점의 돌길은 울퉁 불퉁하다.
내려올 때 1호기 손잡아 준다고 상당히 고생한 구간.
사진에서 자주 본 고사목이 많은 곳에 도착.
고사목 구간을 지나면 데크로 걷기 좋아진다.
그리고 펼쳐지는 풍경은 아랫동네와 완전히 다르고
기온도 한 10 도는 떨어진 것 같다.
위험해 보이는 빨랫줄 구간.
이 구간을 지나면 다시 계단이 나온다.
빨랫줄이 끝인 줄 알았는데.
이제 1900미터. ㅎㅎ.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에 오르기 직전.
워워...정상에 도착.
비가 안 와서 백록담에 물이 마시다가 남은 커피 몬양으로
아주 쬐금 있다. 저거라도 없이 다 말랐으면 크게 실망했을 텐데.
흔한 등산복 쪼가리 없이
마이쮸와 초코바 그리고 컵라면으로 정상 정복.
백록담 관리소에서 유아 동반은 빨리 하산하라고
방송을 했다. 내려가는 게 더 힘들다고.
언제 다시 와볼지 모를 백록담 빨랫줄에서 한 컷.
1호기가 가을 겨울 봄에도 와보자고 하길래
엄마랑 오라고 했다.
정상 부근에 펼쳐진 멋진 모습은
지리산에서 느껴보지 못한 넓고 평평한 감동이 전해졌다.
여기서부터 내려가는데 5시간은 걸렸다.
하산길이 확실히 더 힘들었다. 돌무더기도
조심조심 내려오니 오를 때 보다 더 힘들고...
헥헥...쓰러지기 직전에 도착하니 2호기가
주차장에 마중 나와 있었다.
10시간 정도 걸려서 오르고 내렸다.
어른들보다 꼬맹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더 잘 오르는 것 같다.
여기까지 제주 한 달에서 제일 기억에 남을 한라산 올라 백록담 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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