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 살아보기 15일차 (한치 어선 승선기)

2016. 7. 30. 23:46맛난음식 즐거운생활/제주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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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닷가에서 한치 낚시 꽝한 이야기를 했더니 

삼양 청년회 회장님 주선으로 한치 잡이배에 승선했다. 

즐거운 외박을 마치고 준비해서 삼양 집으로 곧 출동.


로비에서 곰돌이랑 한 컷.


수영장을 검색해보니 좋다는 평이 많아서 

삼양 가는 길을 잠시 늦추고 

물놀이 GoGo.

아이들이나 여자가 놀기가 좋다. 


작은 워터슬라이드 두 개 설치되어있다.

1호기는 여러 번 타도 재미있는지 부지런히 오르락 미끄락. 


즐거운 물놀이를 마치고 출출한 배는 

아쿠아리움 식당에서 해결하러 출동. 매표없이 밥만먹기 가능하다.

곧 오르게 될 일출봉과 한 컷

좀 더 아래쪽 온평리에는 돌고래까지 볼 수 있다. 

돌고래 사진도 곧 방출 예정. 


갈비 짬뽕과 애들은 덮밥 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6시 20분에 배에 타기로 했다. 


낚시가게에서 구입했던 37,000원치 채비는 이제 안녕. 


오늘 타고나갈 삼양 그린호. 

그린호 선장님은 원래 어부는 아니시고 

낚시가 좋아서 퇴직 후 조금 큰 배로 장만하셨다고 한다.

지금 '삼양 2022'라는 펜션을 운영하시는데 

나도 삼양 주민으로 곧 한번 들러보려고 한다. 


어창에는 미끼로 사용할 한치 3마리와 

맥주 안주에 딱 좋다는 준치가 등 아래서 말려지고 있었다.


오호... 힘차게 출발. 

굉장히 빠르게 느껴졌다.


조업구역으로 가면서 미끼를 준비했다.

낚시 하나에 가짜미끼 5개 그리고 야광기능과 

한치살을 묶은 미끼 하나를 끝에 달게 된다.


한치살을 달고 한치 유인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마지막 미끼. 


본격적인 한치 잡이에 나서기 전에 

작은 한치를 미끼로 낚시를 먼저 던지셨다.

묵직하게 올라오더니 돔이 아니고 달고기.

얼마 전에 10kg 짜리 돔도 잡아보셨다고 했다. 

달고기는 내 것. 


이제 본격적인 게임을 준비할 시간. 

해가 저문다. 

크루즈선이 가까이 지나가면 장관이라고 했는데

당일에는 크루즈선이 꼼짝을 안 했다. 


조용하던 배에서 발전기 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집어등이 순서대로 밝아졌다. 

밝기와 열기가 대단했다.

ㅋㅋㅋ. 나도 여러 마리 낚아올렸다. 

낚싯줄을 당겨보면서 600짜리 추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면 한치가 걸린 것인데 

그걸 감잡기 어려웠다.  잡혔다 싶으면 없고

없나 싶어도 그냥 한번 올려보면 잡혀있고

한 번에 두 마리도 걸렸다. 


몇 마리 잡고 나서 맛보는 선상 한치회. 

선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회고추장은 

내가 먹어본 것 중에서 최상급이었다. 


시력이 안 좋은 갈치. 

한치 바늘에 걸려서 올라왔다. 

춤추는 등지느러미가 예술이다. 

근데 요넘은 어창에 넣어두고 까먹고 내렸다. ㅎㅎ. 


한치가 때를 지어서 배를 향해서 달려왔다.

그물이 있으면 스윽~  다 잡고 싶었다.


이제 본부로 귀환. 

마지막에 뱃멀미가 올라왔다. 

과자랑 쿨피스랑 먹었는데 

그걸 바다로 한 번에 쏟아냈다. 

다음날 노트북 화면이 계속 울렁 울렁 보였다. 


달고기는 포를 떠서 큼직한 고기 두 점을 챙겼다.

뼈가 없어서 소금간해서 구워주면 애들이 좋아한다고 주셨다.

다음날 바로 먹음. 


어창에서 놀고 있는 한치들.

어창 바닥에는 바닷물이 나들도록 되어있었다.

그래서 며칠 동안 놔둬도 한치가 살아있는 듯. 


항구에 도착해서 배 위에서 손질을 하였다.

민물에 닿으면 허옇게 변하고 

상태가 빠르게 안 좋아진다고 바닷물에서 

손질하고 그대로 냉동해두면 해동해서 날것으로 먹어도 된다고 했다. 


몸색을 계속 변화시키는 한치. 

많이 올라올 때는 대포 한치라고 500그램 넘는 녀석들도 올라온다고 했다.

배 위에서 손질을 마무리하고 4마리는 통째로 

가지고 육지로 올라왔다. 


그리고 4마리는 그대로 삶았다.

통한치 찜. 

날것으로 바로 만들어서 완전 별미. 

먹물도 그대로. 


1번 한치가 맛있게 잡숴주라고 경례를 하고 있다. 

저 국물에 먹물을 풀어서 라면도 끓였다. 


윗단을 살짝 잘라서 

비닐 뼈 같은 걸 뽑아내야 된다. 


요렇게 쑥 잡아땡기면 그대로 나온다. 

끝부분에 한치 알도 많이 보인다. 


먹물 칠갑이지만 맛은 쫄깃 탱탱.  

한 마리는 남겨서 집에 가지고 왔다. 


추출한 먹물로 라면을 끓여 먹었다. 


휑해 보여서 한치 몇 조각 투입.

먹물 색이라서 보기엔 그닥이지만

맛은 좋았다. 직접 잡았다면 한번 시도해 보시라.

맛보기 쉽지 않은 한치 먹물 라면.


선장님께서 나눠주신 한치는 잘 싸서 

냉동실로 GoGo. 

이렇게 나의 한치잡이배 승선이 끝났다.  

낚싯대는 한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둘 것 같다. ㅎㅎ 


밝은 한치배를 보면 울렁거리는 배에서 

열심히 줄을 당겨 한치 잡은 기억이 떠오를 것 같다. 


여기까지 삼양에서 한치 잡이 어선 승선 체험기였습니다. 

-한치잡이 뒤쪽에 밝은 불은 갈치잡이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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